말라위 우기와 기후변화

2022. 2. 9. 16:15말라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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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에 발코니에서 맥주 마시며 크리스랑 얘기하고 있는데 하늘이 심상치 않아 보니까 왼쪽은 화창한 날씨인데 오른쪽은 비바람이 불며 한바탕 난리가 났다.

말라위의 건조함과 더움에 지친 나에게 크리스는 10월말부터 이제 곧 우기니까 추워질거야
우기라서 호숫가는 못갈거야 라며 으름장을 놓았는데, 왠걸 1월이 되어도 비가 안내려서 맨날 크리스한테 뭐야 우기라며?, 이게 너네나라의 우기야? 하며 놀려댔었다.

말라위에서의 비는 무더운 더위를 식혀줄때도 필요하지만, 말라위인들의 농업에 정말 정말 정말 필요하다.
말라위의 주요 산업은 농업이고 공립 고등학교 필수과목에 농업이 포함되어있을만큼 농업은 이들에게 중요하다.

그래서 12월에는 장난으로 이게 우기냐며 놀렸던 나도 1월이 되면서 비가 이렇게 안오는게 맞나..? 싶으면서  점점 걱정이 되었다
한국에 있을 때 기후변화에 대한 뉴스를 봐도 사실 피부로 와닿지 않았었는데, 여기서 말라가는 작물들을 보며 이게 기후변화의 결과라는게 확 와닿았다.

인터넷상에서 말라위 사람들이 대통령은 영국에 가서 비를 사와야한다 이런 밈들이 떠돌았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정말 비가 와서 진짜 돈주고 사왔나 싶었다.
하지만 비가 온 기쁨도 잠시 모잠비크에서 올라온 태풍때문에 모잠비크는 물론 말라위 남부에도 큰 피해가 생겼다.

특히 국경의 다리도 부서지고, 남쪽에 사는 한국인 선교사분의 페이스북의 글을 보면 아이들의 집이 하나씩 없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다
비가 안와도 문제, 와도 문제인 것이다.

비가 오기 시작하니 거리의 매말랐던 땅에 푸릇푸릇 잎사귀들이 돋아나기 시작했지만 태풍후의 적은 비의 양과 뜨거운 햇빛으로 다시금 잎사귀들이 노랗게 색이 바래지고 있다.
힘들어하는 말라위사람들의 한숨에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거친 매연을 뿜어내는 미니버스와 트럭들을 보며 내가 뭘 할수가 있을까? 생각이 드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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